[부자동네타임즈=조영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올해 말 한·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TA) 협상 재개를 발표하기 위한 한국·브라질 양자 간 실무그룹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140분간 이어진 소인수·확대회담뿐 아니라 친교 오찬, 문화공연 관람, 환영 리셉션 등 여러 일정을 함께하며 소년공 출신 대통령으로서의 각별한 유대감을 더욱 돈독히 했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부부와 7월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외교부궁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손 하트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혜경 여사, 이 대통령, 룰라 대통령,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 브라질리아=연합뉴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 간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서면브리핑을 내고 “양 정상은 국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 협상이 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핵심 기반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올해 12월 제69차 메르코수르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 재개를 발표하기 위해 무역 기회와 민감성을 분석하는 한·브라질 양자 실무그룹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또 “양 정상은 브라질의 풍부한 핵심광물 자원과 한국의 첨단산업·기술 역량을 연계해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전(全) 주기에 걸친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정부 간 협력 채널 구축과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진행된 공동언론발표에서 “저와 룰라 대통령은 오늘 회담을 통해 2026년을 ‘한국·브라질 전략적 동반자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난 2월 ‘4개년 행동계획’에 이어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양국 협력의 미래 비전을 더욱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월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 당시 양 정상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우주·핵심광물 공급망 협력·국방 비밀정보 교환 공감대…에너지 분야 협력 등 7건 MOU 체결
이재명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자원·에너지 분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등 에너지 분야 협력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양국 정상은 올해를 ‘한국·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저와 룰라 대통령님은 오늘 회담을 통해 2026년을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난 2월 ‘4개년 행동계획’에 이어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양국 협력의 미래 비전을 더욱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경제와 안보 분야 등 다섯 가지 분야에서 뜻을 모았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에너지 협력 등 모두 7건의 MOU를 체결했다. 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위한 재생에너지,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효율 등 ‘에너지 협력 MOU’는 우리 기업의 브라질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기술 협력 MOU’는 공급망 기초요소, 바이오경제, 지속가능연료, 산업 탈탄소화, 저탄소·지속가능 소재, 첨단 전략산업(인공지능·반도체·자동차·조선·배터리) 등 7개 분야 기술 협력을 촉진하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양 정상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자원·에너지 분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은 누구나 아는 것처럼 세계적인 핵심 광물 보유국”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저와 룰라 대통령님은 양국 기업과 기관 간 핵심 광물 공급망의 전 주기에 걸친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관계 기관 간 후속 협의를 통해 양국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호혜적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 기반을 함께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첨단·미래 산업 분야 협력 확대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올해 하반기 방산공동위원회 출범에 합의했고 ‘군사·국방 비밀정보 보호 및 교환에 관한 협정’을 추진해 국방과 방산 분야의 새로운 협력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하반기 대한민국 공군이 도입하게 될 브라질의 C-390 수송기에 우리 기업들의 부품이 탑재된 것은 양국 방산 협력의 상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며 “이러한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미래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상호 강점을 활용한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이 체결한 ‘우주 협력 MOU’는 민간 발사체 발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위성 데이터 공유와 우주 탐사 등 우주 분야 전반의 협력 범위를 넓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 밖에도 양국 정상은 한국 기업의 반도체 협력이 브라질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한국 기업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뒷받침하는 모범적인 상생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국제사회에서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는데 특히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싸워서 이기는 안보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든든한 안보라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철학을 대통령님께 다시 한번 설명드렸으며 대통령님께서도 깊이 공감해 줬다”고 했다. 이어 “브라질은 중남미 비핵화를 선도하며 핵무기 없는 세계와 평화적 분쟁 해결을 일관되게 지지해 온 나라”라며 “오늘 회담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확고한 지지를 보내준 대통령님과 브라질 정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한국과 메르코수르(남미 공동시장) 간 무역협정 추진이 중요한 과제라는 것에도 뜻을 모았다. 실제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 기업의 메르코수르 진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교역을 넘어 첨단 산업, 공급망, 디지털·그린 경제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히며 양국이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로 함께 나아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룰라 대통령은 “오는 9월 알칸타라 발사 기지에서 양국이 새로운 발사체를 공동으로 발사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 대통령께서 직접 참석하시면 좋겠다”며 깜짝 초청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제가 여기 와서 직접 보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어려우면 영상으로라도 직접 확인하겠다”고 했다.
■李 “룰라와 각별한 경험 공유”
정상회담에 앞서 마련된 공식환영식에서 마주한 두 소년공 출신 대통령은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환한 웃음을 지으며 포옹했다. 지난 6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약 한 달 만에 재회한 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변함없는 우정을 확인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어 국가 연주와 의장대·군악대·기마대의 도열을 지켜보며 국빈 방문에 걸맞은 환영을 받은 뒤 정상회담을 위해 브라질리아 대통령궁 내부로 들어섰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 자신이 유사한 삶의 궤적을 지닌 점을 강조하며 친분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룰라 대통령과 저는 각별한 경험을 공유했다.
룰라 대통령의 왼쪽 손가락이 하나 없는 것처럼 저도 어린 시절에 공장에서 일하다가 왼손을 다쳤다”며 “왼팔을 다쳐서 현재 장애를 갖고 있지만 이것이 삶이나 또 세상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고, 더욱 압도적인 수의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그 의무감을 언제나 생각하게 한다”고 언급했다.
두 정상은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재차 포옹했고, 룰라 대통령의 제안으로 손가락 하트를 만들고 환히 웃으며 기념 촬영을 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날 브라질리아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룰라 대통령 부부가 준비한 문화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공연은 한국과 브라질 출신 예술가들의 협연으로 구성됐다.
강 수석대변인은 “우리 귀에 친숙한 브라질의 명곡 ‘이파네마의 소녀’와 브라질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곡이라는 ‘3월의 빗물’, 풍요와 새출발을 상징하는 ‘비야 내려라’, 우산을 함께 쓰고 동행한다는 의미를 담은 ‘나의 우산’ 등을 통해 브라질의 문화적 자부심과 따뜻한 환대를 전하고, 두 나라의 우정과 연대를 기원하는 뜻깊은 무대가 펼쳐졌다”고 설명했다.
또 2023년부터 상파울루 시립극장 시립합창단의 솔리스트 겸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다니엘 리가 공연 중간 한국 가요인 ‘상록수’를 독창해 한국과 브라질 양국 청중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고 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룰라 대통령 부부는 이날 리셉션 장소로 브라질 외교부 이타마라치궁을 선정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타마라치궁에 대해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오스카 니어마이어가 설계한 브라질 현대건축의 대표작이자 외교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룰라 대통령 내외는 지난 2월 방한 당시 한국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받은 따뜻한 환대에 보답하고 싶었다는 뜻을 거듭 전했다”며 “먼 길을 찾아준 이 대통령 부부와 한국 대표단에 대한 환영과 감사의 마음도 다시 한번 전했다”고 밝혔다.
■李, 브라질 경제중심지 상파울루로
이 대통령은 브라질리아에서의 친교 일정을 마친 뒤 브라질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상파울루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7월27일 구아룰류스 국제공항을 통해 상파울루에 도착한 뒤 28일 동포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상파울루에는 약 5만명 규모의 한인사회가 형성돼 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한국과 브라질 경제인들의 만남을 주선했다. 행사에는 남미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류재철 LG전자 사장,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문재영 HD건설기계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이상목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계기로 양국 경제인들은 핵심광물과 농·수·축산물, 제조·인프라, 방산,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소비재·유통 등 경제·산업 전반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룰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밝힌 대로 과거 룰라 대통령이 일했던 상파울루 금속노동조합도 방문했다.
이런 가운데 한성숙 국무총리는 7월28일 이 대통령을 대신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관계 부처에 “대통령 순방 성과가 국민과 기업이 체감하는 변화로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남미 자원 부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핵심광물과 에너지 등 필수 자원의 공급망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 영부인 ‘브라질 미술’전 관람…전통축제 예술 작품 보며 친교 다져…잔자 여사, 테헤이루 축제 소개하자, 김혜경 여사 “한국 명절 추석과 같아”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7월27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배우자와 함께 브라질 전통 축제를 주제로 한 예술작품을 관람하며 친교를 다졌다. 두 여사는 양국 문화에 담긴 ‘공동체 정신’과 ‘화합’의 의미를 짚으며 문화가 양국을 잇는 가교라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과 함께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김 여사는 이날 잔자 룰라 다시우바 여사와 브라질리아 연방회계감사원 문화센터를 방문해 ‘빛의 축제: 대중 축제와 브라질 미술’을 주제로 한 전시를 관람했다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두 여사는 전시를 둘러보며 양국 축제 문화의 공통점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잔자 여사는 “브라질 전역에서 매년 6월 또는 7월 개최되는 대표적인 전통 축제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예술작품이 전시돼 있다”며 자국 축제의 유래와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브라질 북동부 지역의 야외 축제 마당인 ‘테헤이루(Terreiro)’를 화려한 깃발과 모닥불 조명, 계피 향 등으로 재현한 몰입형 체험 공간을 함께 둘러봤다.
잔자 여사가 “축제에서는 사람들이 모닥불을 둘러싸고 노래하고 춤추며 수확의 기쁨을 나눈다”고 언급하자 김 여사는 “한국에도 수확기에 가족과 이웃이 음식을 나누고 풍요에 감사하는 명절인 추석이 있다”고 답했다. 김 여사는 이어 “추석에는 사람들이 둥근 원을 만들어 노래하고 춤추는 강강술래를 즐기는데, 원을 이루어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는 점에서 브라질의 축제 문화와 닮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김혜경 여사가 7월27일(현지시간)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부인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와 함께 브라질리아 연방회계법원 미술갤러리를 방문해 전시 작품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여사는 열기구 모양의 종이풍선을 모티브로 한 작품도 살펴봤다. 잔자 여사가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지 않으냐고 묻자 김 여사는 “한국에도 소원을 빌며 띄우는 풍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두 여사는 소망을 담아 하늘에 띄우는 양국의 풍습에 비슷한 의미와 정서가 담겨 있다는 데 공감했다.
김 여사와 잔자 여사는 브라질 내 한류(韓流) 확산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주제로도 대화를 나눴다. 잔자 여사는 “브라질에서 K드라마를 비롯한 한국 문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며 상파울루대학에 한국어문학과가 개설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 아마존 지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아이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배운 표현을 사용해봤다”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아마존에서도 한국어를 배우는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세계가 하나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실감 난다”고 답했다. 전시 관람을 마친 뒤 두 여사는 옥수수로 만든 브라질 전통 음식을 함께 맛보며 양국의 음식 문화에 대해서도 담소를 나눴다. 김 여사는 “한국과 브라질이 서로 다른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연의 결실에 감사하고 이웃과 기쁨을 나누는 마음은 매우 닮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러한 문화적 공감이 양국을 더욱 가깝게 잇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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