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비 美국방차관 “합리적 핵옵션 필요”…저위력 전술핵 확대 시사

이현석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0 06: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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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안보지형 영향 촉각…콜비, 전략사령부 행사서 연설…지역전 전술핵 동원 확전 우려…현지매체 “美, 전략 변화 검토…전술핵무기 확대 결론 내릴 것”…中·러 겨냥 韓·日에 배치 가능성…美, 中 견제용 버지니아급 SSN…핵추진 순항미사일잠수함 전환…美 핵전략 변화 시사, 대비책 마련에 역량 집중해야 인쇄 메일 url 공유 - +

 

[부자동네타임즈=이현석 기자] 미국 국방부가 새로운 저위력 전술핵무기에 대해 언급하며 미국이 합리적 핵옵션을 보유할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전략 방향 설정은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은 물론 전 세계 안보 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미 국방전문 매체 ‘브레이킹디펜스’는 엘브리지 콜비(사진) 국방부 정책차관이 8월5일(현지시간) 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미 전략사령부 억지력 심포지엄에서 저위력 전술핵무기에 대해 폭넓게 거론하며 미국에 ‘합리적인 핵옵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7일 보도했다. 

 

콜비 차관은 미국을 향한 대대적 공격보다 지역에서의 전쟁이 더 우려된다면서 지역에서 재래식 전쟁이 벌어지다가 핵무기가 제한적으로 동원되고 확전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핵전략 방향은 전략사령관과 국방장관의 권한 및 책임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으며, 검토 결과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비 차관은 이날 ‘옵션’이라는 용어를 반복하면서 강조했고, 자세한 설명을 하진 않았다고 브레이킹디펜스는 전했다.

 

콜비 차관의 연설 이후 리처드 코렐 미 전략사령관은 브리핑에서 “미국의 핵정책이 변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방부가 대통령에게 제시할 옵션의 확대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렐 사령관은 “나는 이것을 우리의 핵역량보다 넓은 차원에서 보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각 전구(戰區)에 어떤 역량이 갖춰져 있는지에 대한 모호성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잠재적 적이 전구에서 핵사용 검토의 문턱을 높이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억지력”이라고 강조했다.

브레이킹디펜스는 복수의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미국의 핵태세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전하면서 “더 많은 전술핵무기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술핵은 적군의 직결부대나 기지 등 제한된 특정 표적을 공격해 전장에서 승리를 목표로 하는 무기다. 그에 반해 전략핵은 대규모 위력을 내세워 전쟁 자체를 끝내거나 국가를 파멸시키는 무기로 차별화된다.

 

 

 

현재 미국의 핵역량은 주로 고위력 전략핵무기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활용이 가능한 저위력 전술핵무기 개발에 적극적이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은 2026년 초 보고서에서 미국의 전술핵·비전략핵 보유량은 약 200기, 러시아는 약 1794기로 추정했다. 만약 상대방이 저위력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의 입장에선 파멸적 결과를 초래하는 전략핵무기로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미 NBC방송은 미 국방부의 전술핵무기 논의가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공격을 받는 시나리오에 대처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전술핵무기를 확대한다면 지역적으로 가까운 한국과 일본에 배치될 가능성이 논의될 수 있다. 1991년 미군은 주한미군에 배치돼 있던 전술핵을 모두 철수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건조 예정인 버지니아급 핵추진 공격잠수함(SSN)을 핵추진 순항미사일잠수함(SSGN)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CNN방송이 7일 보도했다.

SSN은 적 잠수함이나 수상함 공격과 정찰 작전에 주로 쓰이며, 어뢰나 어뢰발사관을 통해 발사하는 소량의 미사일로 무장한다. 반면 SSGN은 원거리 지상표적 정밀타격 및 대함 미사일 대량 투사용으로 순항미사일이나 극초음속 미사일을 탑재한다. 잠수함의 무장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다.

국방부는 건조 예정인 SSN의 12개 수직발사관에 더해 28개의 미사일발사셀이 추가된 25.6m 길이 버지니아페이로드모듈(VPM)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시다스 커셜 선임연구원은 “잠수함은 중국이 가장 강력한 화력을 투사할 수 있는 영역인 제1도련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 근처나 그 내부에 비교적 안전하게 진입해 잠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미 잠수함이 제1도련선 안쪽으로 진입한다면 중국 미사일의 표적 설정을 돕는 레이더와 지휘소를 타격하는 데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면서 궁극적으로 군함과 항공모함이 후속 타격하는 여건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美 핵전략 변화 시사…대비책 마련에 역량 집중해야

 

북한의 핵 위협이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 실전 배치 단계로 진입한 가운데, 미국의 핵전략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국방부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대규모 파괴력을 지닌 전략핵 중심의 억지 구상에서 벗어나, 실제 전장에서 사용 가능한 소형·저위력 전술핵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은 최근 전략사령부(STRATCOM) 확장 억제 심포지엄에서 소형 전술핵을 언급하며 '합리적 핵옵션' 보유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에 상당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책이다.

 

미국의 전략 수정은 기존 확장억제의 빈틈을 메우는 현실적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이 주한미군과 한국 주요 시설에 선제 핵 타격을 공언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거대 전략핵은 사용의 경직성으로 억지력을 반감시킨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미국의 전술핵 운용 확대는 대북 억지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노골화하는 북·중·러의 군사적 밀착에 맞서는 강력한 균형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전략적 전환은 한반도 안보에 위협적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전술핵 비중 확대는 '핵무기는 억지용'이라는 오랜 명제를 깨는 것이다. 실제 사용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미국의 전술핵이 한반도에 재배치되거나 상시 순환 배치될 경우, 한반도는 미·중·러 강대국 간 핵전쟁의 최전선 성격의 지역으로 전환된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외교적 명분은 소멸하며, 북한의 핵 고도화를 정당화하는 구실을 제공할 수도 있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이 동북아를 군비 경쟁 속으로 몰아넣을 개연성도 있다.

 

정부는 중차대한 안보 지형의 격변기 가능성 앞에서 상황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미국이 핵전략을 수정한다면 초기 단계부터 핵심 국익을 철저히 확보하도록 외교·국방 채널을 총동원해야 한다. 현재 가동 중인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권한을 격상시켜 실질적 논의를 하는 등의 실제적 조치를 해야 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 공유 체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술핵의 기획과 운용 과정에 한국이 실효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전술핵이 한반도 주변에 전개될 경우, 우리의 동의 없는 자의적 사용을 통제할 안전장치 마련도 필요하다.

 

정부는 동맹 관계를 굳건히 유지하되, 최악의 안보 공백에 대비한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는 등 잠재적 핵 능력을 갖추는 방안을 국가적 차원에서 진지하게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냉혹한 국제 정치 현실 속에서 스스로를 지킬 다층적 대비책 마련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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