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 넘는 ‘똘똘한 한 채’ 종부세 확 는다…실거주자 세부담은 완화

권준수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4 08: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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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6 세제개편안 발표…다주택자 중과세율에 맞춰 상향…단계적 인상 거쳐 2028년 일원화…비거주 25억은 2027년 稅부담 4배…과세기준 공시가격 14억으로 ↑…거주공제 신설 등 세제혜택 부여

[부자동네타임즈=권준수 기자] 정부가 2028년부터 시가 약 45억원이 넘는 1세대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현행 다주택자(3주택 이상) 중과세율에 맞춰 상향한다. 가액 기준으로 세율을 일원화해 ‘똘똘한 한 채’의 세 부담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1주택자 기준 공시가격 14억원(시가 약 2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종부세를 부과하고, 거주공제를 신설하는 등 가격이 높지 않은 거주용 주택에는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에 시가 30억원 미만은 종부세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30억~40억 주택은 과세액이 소폭 늘고, 40억원대부터 부담이 체감될 것으로 예측된다.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는 개편안 시행을 내년 유예한 뒤 점진적으로 보유 공제를 줄여 2029년부터 거주하는 경우에만 혜택(최대 80%)을 주는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한다.

정부는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주재로 3일 서울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개최한 뒤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2028년부터 주택 수를 기준으로 다르게 설정돼 있는 현행 종부세 세율이 단일화된다. 현행 세율을 보면 2주택 이하와 3주택 이상은 과표 12억원 이하(시가 약 45억원)까지 세율이 같지만 그 이후 구간부터 3주택 이상에만 중과세율이 부과된다. 정부는 이를 개편해 과표 12억원 초과 구간의 종부세율을 현행 다주택자 세율에 맞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주택이더라도 과표 12억 초과~25억 이하 구간 세율은 현행 1.3%→2.0%로, 25~50억원은 1.5%→3.0%, 50~94억원은 2.0%→4.0%, 94억원 초과는 2.7%→5.0%로 올라간다. 재경부에 따르면 과표 12억원은 시가 45억원 정도로, 이 수준보다 시세가 높으면 높을수록 세 부담이 급등하게 된다.

 

세율 인상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내년 2주택 이하 과표 12억원을 초과하는 4개 구간의 세율을 0.2%포인트~0.8%포인트 상향하고, 12억원 이하 밑이라도 고가에 속하는 과표 6~12억원 이하 구간 세율은 1.3%로 높이는 식이다. 정부는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내년 모든 주택에 70%로 올린 뒤 다주택자는 2028년 80%까지 추가 상향하기로 했다.

 

정부는 다만 과세대상 인원이 과도하게 늘지 않도록 거주용 1주택 과세대상 기준금액을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키로 했다. 상위 2%인 시가 약 20억원(공시가격 14억원)까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또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는 9억, 또 1주택 중 거주용 기본공제금액은 14억원, 비거주용은 9억원으로 다르게 설정해 실거주하는 이들에게 혜택을 주기로 했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경영학)는 “시가 30억원까지는 종부세가 낮아지기 때문에 30억원을 기준으로 초고가 기준을 나눈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유 기간과 나이에 따라 각각 40%(최대 80%)를양도차익에서감면해주는 1세대1주택자의 양도세 장특공제는 거주 중심으로 개편된다.내년까지 현행처럼 제도를 유지하되 2028년 보유 공제를 최대 20%로 줄이고, 2029년부터는 10년 살아야80% 공제 혜택을 주는 식으로 바꾼다. 공제한도는 2028년과 2029년 각각 20억원, 10억원으로 설정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거주용 1주택의 경우 시가 20억원부터 30억원까지 세액이 줄어들게 되고, 30억~40억원은 세액 변동이 크지 않게 최대한 보호하겠다”면서도 “40억원에서 50억원 수준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과세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초고가 핀셋 증세…‘반포 자이’ 1810만원 →내년 2764만원

보유세 어떻게 바뀌나…‘한남더힐’ 7633만2주택 이하는 2027년 중간단계 세율→1억3028만원…비거주자는 1000만원 더 세 부담…강남 50∼60% 상승 단지 속출 전망…‘시가 50억’ 종부세 2028년 두 배…공정가액비율 2027년 70%로 상향…3주택 이상 2년 뒤 80%까지 올려

 

정부가 8월3일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향은 1세대1주택자라도 초고가 주택이면 경제적 능력에 맞게 세 부담을 늘리되, 준고가 이하 거주용 주택은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실제 과세표준 12억원(시가 45억원)이 넘는 초고가 1주택자는 2028년 세율이 0.7%포인트~2.3%포인트까지 늘어나는 가운데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70%) 효과까지 겹쳐 세 부담이 급증한다.

 

다주택자 역시 세율이 변하지 않지만 기본공제가 9억원 이하로 줄어들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 2028년 80%까지 높아져 부담이 늘 전망이다. 반면 가격이 높지 않은 거주용 1주택은 기본공제액이 14억원까지 늘어 과세대상 인원이 감소하는 데다 공제 역시 거주 중심으로 개편돼 시가 30억원 미만은 종부세 부담이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정부가 고칠 수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물론 법 개정 사항인 세율, 기본공제, 세액공제 방식까지 망라됐다. 2023년 이후 유지됐던 부동산 ‘감세’ 기조가 ‘증세’로 유턴하는 셈이다. 다만 증세는 단계적으로, 초고가 구간에 집중하는 ‘핀셋’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단 2028년 과세 체계가 전면 개편되기 전 단계로 내년 1주택 포함 2주택 이하 주택에 중간 단계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표준 6억원 초과~12억원 이하가 현행 1.0%에서 1.3%로 오르고, 12억~25억 1.3%→1.5%, 25~50억 1.5%→2.0%, 50~94억 2.0%→2.7%, 94억원 초과 2.7%→3.5%로 각각 상향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내년 모든 주택에 70%를 적용, 현행보다 10%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이후 2028년부터 과표 6억원 이하 구간 세율은 현행 체계를 유지하되 6~12억 1.3%, 12~25억 2.0%, 25~50억 3.0%, 50~94억 4.0%, 94억 초과 5.0%의 단일 세율이 적용된다. 해당연도의 종부세가 직전년도의 150%를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하는 세 부담 상한선도 150%에서 200%로 높아진다.


정부는 시가 30~35억원 사이 구간부터 종부세 부담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시가 50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2028년 종부세 부담액이 현행 대비 2배 넘게 커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거주용 1주택 기준(60세, 새액공제 60% 가정) 시가 30억원 수준은 종부세가 현행 91만원에서 2027년과 2028년 각각 76만원으로 낮아진다. 시가 35억원 수준은 191만8000원에서 2027년과 2028년 각각 212만4000원으로 소폭(20만6000원) 늘어난다. 반면 시가 50억원은 올해 453만9000원에서 2027년 614만6000원으로 증가한 뒤 2028년에는 978만5000원으로 현행 대비 2배 이상 늘어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과표 전 구간에서 세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세율은 변하지 않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까지 높아지는 데다 기본공제 산식이 바뀌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기본공제액은 4억원+(5억원×거주용 주택가액/주택가액 합계액)으로 바뀐다. 가령, 보유한 전체 주택가액이 50억원이고 자신이 10억짜리 아파트에 산다면 기본공제액이 현행 9억원에서 5억원으로 크게 주는 것이다.

 

정부는 다만 1세대1주택은 과세대상을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여 세 부담이 급증하지 않도록 했다. 여기에 거주용 1주택은 기본공제액을 14억원으로, 비거주(9억원)와 다르게 설정해 추가 혜택을 줄 계획이다. 거주용 주택은 세액공제 측면에서도 인센티브를 받는다. 현재 1주택자는 연령과 보유 각각 최대 40%(총 80%)의 종부세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정부는 연령별 공제는 유지하되 5~9년 20%, 10~14년 40%, 15년 이상 50%인 보유 공제를 2028년 거주공제로 전면 전환하기로 했다. 보유만으로 과도한 세제 혜택을 받는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다만 내년은 보유시에도 기존의 절반 수준을 공제해 제도를 단계적으로 전환키로 했다. 또 내년 800만원, 2028년 이후 600만원의 공제한도 상한도 설정한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엄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내년 주택가격 올해 공시가격의 절반 수준 상승 가정)에 따르면 시세가 100억원을 호가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표적인 초고가 아파트 ‘한남더힐’(전용 235.31㎡)에 실거주하는 경우 보유세는 올해 총 7632만원에서 내년 1억3027만원으로 5395만원 늘어난다. 시세 50억원을 밑도는 강남 고가아파트인 은마아파트(전용 84.43㎡)의 실거주용 보유세는 같은 기간 총 1004만원에서 1631만원으로 약 627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초고가일수록 보유세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같은 아파트라도 실거주 주택보다 비거주 일수록 보유세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전용 84㎡)의 올해 보유세는 총 1809만원에 책정됐다.

 

그런데 이번 세제 개편안이 적용된 뒤 보유세는 실거주냐 비거주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실거주했을 때는 2763만원, 비거주했을 때는 3318만원으로 554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마포 대장아파트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전용 84.59㎡)도 마찬가지다.

 

올해 보유세가 416만원이었던 이 아파트를 실거주할 경우 내년 보유세는 약 520만원이지만 비거주할 경우 777만원으로 약 257만원을 더 내야 한다. 우 위원은 “내년 공시가격 기준 14억 이하 아파트에서는 보유세가 하락할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한강벨트에서도 20평대 아파트 포함 영등포·동작·강동·강북구 일대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특공제 기준 ‘보유→거주’…年 10억 공제한도 설정

양도세 개편 주요 내용…보유공제 점진 축소 거주는 확대…2029년부터 실거주만 최대 80%…양도세 중과세율 한시 완화조치…다주택 퇴로 열어주려 정책 번복

 

 

부동산 양도소득세 개편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에서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혜택을 폐지하고, ‘거주’ 기간 공제율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양도차액이 높을수록 공제액이 높아지는 ‘부자 감세’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공제 한도는 10억원으로 대폭 축소하고, 지난 5월 종료된 양도세 중과 유예는 내년부터 한시적으로 재개된다.

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기존의 장특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와 ‘장기보유소득공제’로 이원화하는 세제개편을 추진한다. 이 중 주택에 대한 공제는 거주 중심의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좁혀진다.

 

1989년 도입된 장특공제는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하거나 ‘거주’했을 때 각각 40%씩, 최대 80%의 공제혜택을 주는 제도다. 물가상승에 따른 집값 상승분의 양도차익에는 과세하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도입한 제도로, 도입 초기에는 보유 요건만 충족하면 최대 80%를 공제했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보유 요건을 폐지하고 거주공제를 강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보유공제는 2028년부터 최대 20%로 축소하고, 2029년부터는 전면 폐지하는 것이 골자다. 반면 거주공제는 2028년부터 최대 60%, 2029년부터는 최대 80%로 확대한다. 10년 이상의 거주요건을 충족한다면 기존과 마찬가지로 최대 80%의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령 10년 전 12억원에 취득하고 2년간 거주한 집이 양도가액 기준 32억원으로 올랐다면, 현행 제도에선 거주 8%(2년), 보유 40%(10년)의 공제율(총 48%)을 적용해 총 6억원을 공제받는다. 하지만 2028년 기준에는 거주공제가 12%, 보유공제는 20%로 조정되면서 공제액이 4억원(총 32%)으로 축소되고, 2029년 기준에는 거주에서만 16%를 공제받아 공제액이 2억원으로 줄어든다.

 

 

‘최대 80% 공제율’은 유지되지만, 기존에 없던 공제의 상한이 추가됐다. 인별·양도물건별 연간 공제한도는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점차 축소한다. 이는 주택가액에 비례하는 공제혜택이 고가 주택일수록 더 커지고 갭투자와 같은 투기를 조장한다는 시장의 비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5월9일 종료했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한시적으로 부활한다. 양도세 중과 제도는 조정대상지역 내 기본세율 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이번 개편안에서 정부는 2주택자의 경우 중과세율을 2027년 5%포인트, 2028년에는 10%포인트 적용하는 식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3주택 이상인 경우 2027년 10%포인트, 2028년 15%포인트를 적용한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를 재개한 지 3개월여 만에 번복한 셈인데, 유예기간에 다주택자들에게 퇴로를 열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정상화하면서 중과되는 부분은 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2027년 12월31일 이전 양도된 매입임대 아파트의 경우에도 임대의무기간 종료 후 양도세 중과에서 제외한다. 30억원 미만의 주택에 대해선 양도세 연간 공제한도를 기존의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65세 이상 1주택자가 양도 후 6개월 이내 비수도권 지역으로 이주하면 2028년까지 최대 5억원의 양도소득세 과세특례를 제공한다.

 

  “매물 늘어도 강남 집값 하락 어려워…전월세시장 역풍 우려”

전문가 “효과 제한적” 한목소리…2∼3년 뒤 보유·양도세 모두 강화…“감세 막차 타자” 매물 늘어날 듯…수요 많은 서울 핵심지 공급 부족…집값 상승 기대 ‘버티기’ 가능성…‘똘똘한 한 채 보유’ 수요도 여전…30억 안팎 낮춰 갈아타기 늘 듯…비거주 1주택자 세부담 확 커져…전세 부족·월세 전환 가속 전망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 고령층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 가능성은 있지만, 서울 핵심지역은 공급 부족과 대기수요가 충분해 곧장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재명정부의 8·3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세제만으로 서울 집값의 흐름을 하향 안정화로 돌려놓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일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완화되는 2027년에는 매도 물량이 늘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3일 통화에서 “(이번 개편안은) 강남 주요 지역의 고가·비거주 주택을 정조준한 핀셋 규제”라며 “다주택자 중과세율 완화와 기존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이 상당 부분 남아 있는 2027년 막판 매물 출회가 집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령 1주택자의 지방 이전 감면까지 맞물리면 수도권 주택 매도도 일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매달 정부에 수백만원씩 월세 내고 사는 꼴’이라고 걱정이 많다”며 “세부담을 감당하기 힘든 은퇴자 등은 ‘평생 거주하던 터전에서 나가야 하냐’며 불만을 제기한다”고 전했다.


그래도 서울 핵심지역의 집값이 크게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상당하다. 함 랩장은 “서울 등 공급이 부족한 핵심 지역에서는 매물 증가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했다. 박훈 서울시립대(세무학) 교수도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커진다는 신호가 단기적으로 보유자 심리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결국 시장은 세제뿐 아니라 공급과 금리, 대출 규제, 경기 상황이 함께 맞물려 움직인다”고 했다.

 

 

과거 노무현·문재인정부도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으로 보유세를 강화했지만, 풍부한 유동성과 공급 부족, 집값 상승 기대가 맞물리면서 세제만으로 가격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이번 개편은 보유 부담을 높이면서도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낮춰 다주택자 퇴로를 열어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동안 절세 매물이 증가할 수 있지만, 서울 핵심지역의 경우 대기수요가 충분히 흡수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자금 여력을 갖춘 보유자들이 버티기를 택할 경우 집값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강남권 고가주택 중심으로 쏠린 ‘똘똘한 한 채’ 수요도 사라지기보다는 대상과 가격대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초고가주택보다 세 부담이 낮고 거주 여건이 좋은 시가 30억원 안팎의 주택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옮겨갈 수 있어서다.

 

8·3 세제개편안으로 특히 가슴이 답답한 사람들은 ‘비거주 1주택자’일 공산이 크다. 자금 동원력이 부족해 전세를 끼고 어렵게 내집 마련을 하거나 직장·가정 사정 등에 따라 장기간 실거주가 어려운 1주택 보유자가 대표적이다. 원종훈 세무법인 가온 대표세무사는 “정부 취지가 실거주자 보호이지만 현실적으로 실거주하기가 힘든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의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가뜩이나 불안한 임대차 시장을 심하게 흔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남 연구원은 “매매시장에서는 절세 목적의 손바뀜을 촉진하는 동시에,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 감소 및 월세화’ 현상을 동반할 수 있으니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과거 보유세 강화 국면에서 집주인의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옮겨갔다는 분석도 있다. 국토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부동산세제의 시장 영향력과 향후 정책방향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06∼2021년 16개 광역지자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종합부동산세 인상 조치 이후 2년 이내에 전세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보유세 부담 증가분이 임차인에게 전가된 영향으로 판단했다.

박 교수는 “서울처럼 공급이 부족하고 집주인이 시장 우위에 있는 곳에서는 늘어난 보유세가 임차인에게 전가될 유인이 있다”며 “실거주자를 보호한다는 정책 취지와 달리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강남권 일부 현장에선 세 부담과 매도 시점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부터 매도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고 실제로 집을 팔지 고민하는 분들도 상당하다”며 “집값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진 은퇴자와 지방 거주 집주인, 갭투자자들이 세금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주로 묻는다”고 말했다.

 

반면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실거주 1주택자는 세금 차이가 크지 않아 당장 집을 팔 분위기는 아니다”며 “자금 여력이 있는 고가주택 보유자도 바로 매물을 내놓기보다는 일단 지켜보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청년층 월세세액공제액 최대 54만원 늘어난다 

3년간 1200만원 한도 17%까지…IRP 세액공제 소득 무관 15%로…근소세 감면기간 지방일수록 ↑…저소득층 근로장려세제 기준 완화…물가상승 감안 지급액 최대 30만 ↑

 

저소득층 근로자 가구의 소득형성 지원을 위해 근로장려세제(EITC)의 총소득 기준이 완화되고, 지급액도 최대 30만원 늘어난다. 청년층은 내년부터 3년간 총급여 수준과 무관하게 1200만원 한도로 17%까지 월세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이전과 비교하면 최대 54만원을 더 공제받을 수 있다.

 

청년층 퇴직연금(IRP) 세액공제율도 현행보다 최대 3%포인트 높여 자산형성을 돕기로 했다. 저소득층의 근로 유인을 높이고, 청년층이 취업 초기부터 소득과 자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8월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포함되는 수준으로 EITC의 총소득 기준금액을 높였다. 내년 최저임금은 1만700원으로 연 209시간 기준 총소득이 2684만원이다. 

이에 따라 단독가구의 총소득 기준은 현행 2200만원에서 2600만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으로 맞췄다. 홑벌이와 맞벌이는 3200만원과 4400만원에서 각각 3700만원, 5200만원으로 높아졌다.
 

근로장려금 지급액 역시 2022년 이후 물가상승(약 8%)을 감안해 9% 수준으로 인상했다. 단독가구는 15만원 오른 180만원, 홑벌이와 맞벌이는 각각 25만원, 30만원 오른 310만원, 360만원이다.

정부는 이번 소득요건 완화와 지급액 인상으로 수혜가구는 73만가구 늘어난 489만가구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총 지급액도 1조2000억원 늘어난 5조9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청년의 IRP 세액공제도 확대된다. 현행 연 900만원 한도로 12%(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15%)까지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율은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15%를 적용해 청년층의 자산형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총급여 6000만원인 청년이 IRP에 연 300만원을 납입하면 세액공제액은 현행보다 9만원 늘어난 45만원이 된다.

 

현행 1000만원인 월세세액공제는 1200만원으로 확대된다. 공제율은 총급여가 7000만원을 넘어서면 17%에서 15%로 축소되지만, 청년층만 2029년까지 한시적으로 총급여와 무관하게 모두 17%를 적용하기로 했다.

총급여 7000만원 이상 청년층이 공제대상 월세액(1200만원)과 공제율(17%)을 최대로 받으면, 현행 150만원에서 204만원으로 54만원을 더 공제받을 수 있다. 일반근로자도 총급여 구간에 따라 30만~34만원을 추가로 공제받게 된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 대한 근로소득세 감면은 지방으로 갈수록 기간을 늘려주기로 했다. 현행 중소기업 청년 취업자 근로소득세 감면기간은 5년, 감면율은 90%다. 고령자·장애인 등은 3년간 70%가 적용된다.

개정안은 감면기간을 비수도권 광역시의 경우 6년, 기타 비수도권은 7년, 기타 비수도권이면서 우대지역은 10년으로 차등해 지원해주기로 했다. 수도권 중소기업의 경우 현행 기준이 유지된다.
고령자·장애인은 감면기간이 3년으로 유지되지만, 비수도권 광역시 75%, 기타 비수도권은 80%, 기타 비수도권이면서 우대지역은 90%로 감면율을 높여준다.

 

   “중산층 혜택 확대… 20억 이하는 과세대상서 제외”

재경부 일문일답…거래세 완화 대책 부족 지적엔 “거주 여부 따라 보유세 차등 강화
양도세 감면 간접 효과 있을 것”

 

정부가 초고가 주택이 더 많은 공제혜택을 받는 현행 구조를 손질하고, 실거주하는 1세대 1주택에 대한 혜택을 보완해 그간 강조하던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목표로 부동산 세제를 재설계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월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 사전 브리핑에서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원칙하에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이 정착되도록 부동산 세제를 개편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종부세 체계를 주택가액 기준으로 단일화하되,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과세대상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시가 기준 20억원까지는 과세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구 부총리와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의 일문일답.

 

―이번 세제개편의 목표는 무엇인가.

“거주하는 주택에 대해 혜택을 많이 주는 공평과세에 초점을 맞췄다. 거주하는 1세대 1주택 중에서 30억원 이하는 세부담을 줄여준 게 특징이다. 시가 30억원 이상에서 40억원까지는 (세부담이 서서히) 올라가다가 40억∼50억원 부분부터 세부담을 정상화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30억원(시가기준)을 세부담 증가 경계선으로 설정한 배경은.
“인위적으로 설정한 게 아니다. 비과세 공시지가 14억원 부분만 기본으로 설정했고, 나머지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체계 등 종부세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넣어 설계하다 보니 40억~50억원 구간에서 세부담이 급증하게 됐다.”

 

―보유세 부담이 전월세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은.

“시가 기준 20억원 미만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30억원까지 종부세 부담이 줄어든다. 다만, 그 이상의 고가주택에 전월세로 사는 분들은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고가주택도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의 제도가 마련돼 있다.”

 

―1세대 1주택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를 10억원으로 재설정했다.

“한도 없이 80%까지 공제되다 보니 차액이 100억원인 경우 80억원까지 혜택을 보는 구조라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여러 지적이 나온 점을 감안했다. 예를 들어 취득가액 10억원이었는데, 3배 오르고 10년간 거주했다면 80%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10억원 한도에 근접하게 혜택을 받는다. 반면 양도가액이 40억~50억원으로 고액인 경우 이 한도에 걸린다.”

 

―보유세를 강화하면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거주하는 1세대 1주택은 10년까지 살다가 파는 경우 오히려 보유세를 낮췄다. 그런데 살지 않는 집에 대해서는 거주하는 주택과 차등을 뒀다.”

 

―이번 세제개편이 집값 안정 효과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나.

“집값을 잡으려고 세제개편안을 마련한 건 아니지만, 개편안의 부수적인 효과로 다주택자·임대사업자 등의 매물이 나와 집값 안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 낀 집' 팔라고 세금 압박하는데…정작 토허제에 막혀 못 판다

세제 개편안의 세 가지 맹점은?…‘매물 출회'라는 정책 목표에 맞춘 세제 설계 탓에 발생할 부작용과 시장 충격 커

 

8월3일 공개된 내년도 부동산 분야 세제 개편안에는 ‘세제 합리화’나 ‘세 부담 정상화’처럼 정의(正義)를 지향하는 단어가 여러 번 등장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번 개편안을 ‘공정과세를 위한 조세개혁’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거주 1주택자와 고가 주택 소유자,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2029년까지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으라는 ‘매물 출회 유도’를 목표로 한 세제 개편안”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와 초고가 1주택자에는 향후 2~3년간 단계적으로 세금을 늘려가고, 다주택자에는 앞으로 2년간 양도세 중과 조치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빨리 팔수록 불이익을 덜 당할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던진 것이다.

    

 

문제는 부의 재분배와 같은 조세 대원칙이 아닌, 이런 ‘매물 출회’라는 정책 목표에 맞춘 세제 설계 탓에 발생할 부작용과 시장 충격이다. 예컨대 정부는 이번 정책에서 아파트를 팔라면서도 정작 ‘토지거래허가제’라는 기존 규제로 매도를 가로막고 있고, 과거 정권이 내놓은 상생임대인 제도를 뒤집어 정책 일관성을 흔들고 있다. 여기에 이번 정책의 최대 피해자가 임차인이 될 위험성이 크다는 등 3가지가 세제 개편안의 맹점으로 꼽힌다.

 

■세금으로 매물 압박한다지만...토허제와 충돌

 

이번 세제 개편안은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비거주 주택이나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을 모두 높이는 것이 골자다. 늦게 팔수록 세금이 늘어나니, 그나마 혜택을 주는 향후 2년 사이에 팔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작년에 집값 억제를 위해 내놓은 규제 탓에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역설적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토지거래허가제다.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15곳 등 고가 주택이 몰린 지역 대부분에서 주택 구매자는 거래 허가 후 4개월 이내 실거주해야 한다. 전세 만기가 임박한 매물이 아니고는, 세입자가 있는 집은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하다.

 

대출 규제도 마찬가지다. 2억~6억원으로 제한된 대출 한도와 은행권 총량 규제 때문에 누군가 집을 내놔도 현금 부자가 아니면 구매하기 어렵다. 매도자는 제값받기 어렵고 주택 매수 기회는 자산가에게 집중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정부가 세제를 강화하고 유예 기간을 두는 식으로 매물을 유도하고 있지만, 토허제와 대출 규제에 막혀서 현실적으로 거래가 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문 정권의 상생임대제 뒤짚어.. 정부 신뢰 훼손

 

상생임대인 제도와 같은 과거 정부 정책을 뒤집는 바람에 정부 정책을 성실히 따른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는 대목도 논란거리다. 상생임대제는 2021년 말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정책이다. 기존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리는 상생 임대차 계약을 맺고 2년간 유지한 임대인에겐 2년 거주 의무를 채운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개편안은 상생임대제의 요건을 바꿨다. 임대차 계약 종료하고 1년 안에 집을 처분하는 경우에만 혜택을 인정하는 것이다. 세입자의 계약갱신권 사용 등 각종 이유로 1년내 세입자를 못 내보내는 임대인들은 사실상 혜택이 사라지는 것이다. 결국 이사비 등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임대인들이 세입자에게 퇴거를 읍소해야할 처지가 됐다.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전·월세 공급을 위해 시행됐던 아파트 임대 사업자 제도도 같은 처지다. 2017년 정부는 아파트 임대 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며 매도 시점과 무관한 양도세 감면 혜택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의무 임대 기간 종료 후 1년 내에 처분하지 않으면 혜택이 절반 수준으로 줄고 2년이 지나면 사라진다.

 

부동산 정책의 최고 우선순위인 서민 주거 복지를 위한 세입자 배려가 거의 없다는 점도 개편안의 한계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제액을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의 보유 기간 공제를 거주 기간 공제로 대체하는 이번 정책은 모두 임대인에게 주택을 임대할 필요성을 떨어뜨린다. 집주인은 임차인을 내보내고 실거주를 선택할텐데, 이는 세입자 입장에선 전·월세 물량의 감소를 의미한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문제는 전·월세 매물 실종과 가격 급등”이라며 “임대차 시장이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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